[칼럼] 김경완(국문 86학번) 박사의 ‘도시재생: 노후 주택의 숙제’

김경완(국문 86학번) 박사의 ‘도시재생: 노후 주택의 숙제’

  도시재생은 옛 것을 유지하여 발전적으로 계승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낡은 것은 당연히 수리해야 한다. 수리하고 수리해도 계속 망가지며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주택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오래된 노후 주택은 자주 수리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여름의 곰팡이와 겨울의 위풍, 수시로 찾아오는 누수가 고질병이다. 주택의 외양은 쉽게 손을 댈 수 있다. 주택의 내부는 쉽게 손대기 어렵다. 누수의 원인이 되는 주택 속 노후 수도관이 그렇다. 
  수도관이 주택 안에서 녹이 슬어 파손되면 해당 부위를 찾을 때까지 주택을 깨면서 들어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비용이다. 얼마전 서울 시내 노후 빌라의 지하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한밤중에 지역주민의 연락을 받고 가보니 화장실 세면대에 연결된 배관에서 물이 역류하고 있었다. 오염된 물이 아닌 맑은 물이었다. 상수도 긴급 복구반을 불러 진단을 요청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맑은 물이 역류하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 
  상수도관을 잠궈도 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한밤중의 시끄러움을 감수하고 집수정에 고인물들을 양수기 펌프로 길러 길가 하수관쪽으로 뽑아내기 시작했다. 집수정물이 3분의 2정도 빠지자 그 집수정에 다시 물이 고이며 화장실과 방바닥의 물도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원인은 주택 속 노후 수도관 파열로 진단되었다. 반나절이 지나자 주택 바닥의 물이 온전히 빠지고 화장실 세면대 역류도 온전히 멈췄다.   
  집수리 전문가를 불러 지하층 두 집의 노후 수도관을 교체 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견적내보니 400만원이 나왔다. 두 집에서 부담하기에 만만치 않은 금액이 비용으로 산정되었다. 노후 주택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두가지 수리해야 할 숙제가 주어지곤 한다. 월세를 받는 주택에서는 몇 달치 받은 월세를 수리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노후 주택 집수리의 숙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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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주택에 고인 물을 양수기로 퍼내는 모습 [김경완 박사 자료 제공]>

노후 주택의 집수리는 늘 발생하는 문제로 인정하고 언제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손쉽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지속적으로 대응하며 주택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주택 내부에 들어있는 노후 수도관 등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주택에 대한 정밀진단을 통해 주택 소유자가 결정해야 할 것이다.
  단독주택이 이어진 주택가에서는 두채 이상이 건축협정을 맺고 재건축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건축협정은 소유자들의 자발적 건축제한이며, 건축행정에 대한 소유자의 자발적 참여다. 건축협정은 토지의 구역, 건물의 외벽 지붕 창호 담장 등의 형상 재료 질감 용도, 협정의 유효기간 등을 담은 건축협정서를 작성하여 활용할 수 있다. 집합건물의 재건축은 소유자 상호간의 긴밀한 소통과 합의가 중요하다. 
  이러한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 소유자들의 정기적인 소통 채널이 필요하다. 사회적 연결서비스(SNS)인 카카오톡 단톡방이나 오픈채팅방도 좋은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정기적으로 얼굴을 맞대고 만나서 의견을 교류하는 것이다. 집합건물의 재건축을 넘어서는 것이 가로주택정비사업, 모아타운 아파트건축, 신속통합기획개개발, 일반재개발 등이다. 큰범위의 재개발을 위해서는 소유자들의 소통이 더욱 필요하다.
  반대위원회의 민원, 소유자마다의 개별 민원 등을 충분한 소통을 통해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어야 큰 범위의 재개발이 가능하다. 도시재생은 노후 주택의 다양한 숙제를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중시하며 심도있는 소통과 설득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다. 숙제를 풀어가면서 사람 사이의 첨예한 갈등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소통하고 이해시키며 보다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이 도시재생의 가치다.


◇ 칼럼니스트

KMAS(한국경영자문원) 자문위원 김경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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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 도시재생연구소오플러스협동조합 이사장
- 주식회사 한마음세상 대표이사
- 난곡난향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
- 자율주택정비사업업무대행 한마음세상 대표
- 전 숭실대학교·한국산업기술대학교 시간강사
-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석사·박사 졸업(문학박사)
-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학사 졸업·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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