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산회] 제190차 정기산행 강원도 홍천 미약골계곡 트래킹 / 2026.07.25.(토)
- 관리자
- 2026.07.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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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회 제190차 정기산행 강원도 홍천 미약골계곡 트래킹
약간 덥긴 했지만 화창한 날씨 속에서, 총 23명의 숭산회 동문이 하나 되어 청정 오지이자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강원도 홍천 미약골계곡 트래킹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도심은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이곳은 숲길을 들어서자마자 반겨주는 맑고 시원한 공기, 태고의 자연을 품은 울창한 원시림, 그리고 아기자기한 폭포가 어우러진 계곡길은 걷는 내내 더위를 말끔히 잊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홍천강의 발원지이자 청정 그 자체인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싱그러운 자연의 정취를 만끽하고, 동문들과 다정히 호흡을 맞춘 참으로 값지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에 동참해 주신 모든 동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산행지: 강원도 홍천 미약골계곡
일자: 2026년 7월 25일(토)
참석자: 강혜수 회장 등 총 23명
산행 리딩: 임정택 · 이호정 · 남정현 · 이승용 대장
[산행기] 폭염을 잊은 청정 원시림, 홍천 미약골을 다녀와서
일시: 2026년 7월 25일(토)
장소: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서석면 미약골 (홍천강 발원지)
글: 성제현 사무국장
[달리는 버스 안에서 발견한 신기한 인연]
스마트폰 화면에는 아침부터 연신 폭염주의보를 알리는 긴급 재난문자가 울려댔다. '이렇게 무더운 날 산행이 괜찮을까' 하는 은근한 걱정을 품은 채, 숭산회원 23명을 실은 관광버스는 강원도를 향해 달렸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버스 안에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밝혀졌다. 버스 맨 앞자리에 앉으신 세 분의 인연 때문이었다. 오늘 안전 운전을 책임져 주시는 버스 기사님의 고향이 '홍천'이었는데, 옆자리의 곽대장님은 선산이 '홍천'에 있고, 오늘 리딩을 맡은 임대장님은 처가가 '홍천'이라는 것이었다.
세 분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홍천과 깊은 인연을 맺고 계셨으니, 오늘 산행을 안내하고 이끄는 출발점부터 남다른 기운이 감돌았다.
[폭염주의보를 뚫고 찾아간 홍천의 깊은 속살]
흔히 '홍천'이라 하면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서울 면적의 3배에 달한다는 국내 최대 면적의 지자체답게, 홍천의 동쪽 끝자락인 서석면에 위치한 미약골은 태백산맥 줄기 깊숙이 자리 잡은 오지 중의 오지였다. 홍천과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한참을 달려 오전 10시 30분, 마침내 홍천군에서 조성한 미약골 생태테마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둘러보니 승용차를 타고 개인적으로 찾은 산객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주로 관광버스를 이용해 그룹으로 온 산악회 단체 팀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최근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진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을 계획했다가 안전 문제로 코스를 변경해 이곳 미약골로 발길을 돌린 이들이 많다고 했다. 자연이 조율해 준 덕분에 미약골은 더욱 신선한 만남의 장이 되어주고 있었다.
[버스 문이 열리는 순간 맞이한 청량함과 정겨운 간식 시간]
버스 문이 열리고 숲길로 발을 내딛는 순간, 도심의 푹푹 피어오르던 열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숲이 품어낸 울창한 그늘과 맑은 계곡물이 전해주는 청량하고 선선한 원시림의 기운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등산로 초입에 웅장하게 서 있는 '홍천강 발원탑'이 눈에 들어왔다. 실제 홍천강의 진짜 발원지는 계곡 상류 깊은 곳에 숨어있지만, 그 상징적인 첫 출발점에 서니 비로소 홍천강의 생명력이 시작되는 자리에 왔음이 실감 났다.
새벽부터 먼 길을 달려온 동문들은 테마공원 근처에 동그랗게 둘러앉았다. 일부 정상을 목표로 한 '정상팀'들은 이미 서둘러 산을 향해 출발했지만, 남은 동문들은 시간의 여유를 즐기며 각자 준비해 온 간식을 내어놓고 천천히 나누어 먹었다. 도란도란 나누는 담소와 함께 챙겨 먹는 간식은 산행 전 허기를 달래주는 것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정겨운 시간이 되었다.
[마치 바둑을 두듯, 10여 번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묘미]
최근 내린 비로 계곡 수량이 제법 불어난 터였다. 참석자 대부분은 일찌감치 아쿠아슈즈를 착용하고 시원하게 계곡물을 퐁당거리며 건넜지만, 등산화를 신은 일부 동문들에게는 차원 높은 '두뇌 싸움'이 시작되었다.
신발을 적시지 않고 무사히 건너기 위해서는 퍼즐을 맞추듯 계곡을 건너기 전 최적의 돌을 밟는 경우의 수를 신중히 계산해야 했다. 어느 돌을 밟아야 물에 빠지지 않을지, 다음 발을 디딜 돌의 거리는 적당한지 요리조리 살피는 과정은 마치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돌을 놓는 바둑과도 같았다.
이러한 징검다리 건너기가 산행 내내 무려 10회 이상 반복되었다. 도중에 징검다리의 난이도가 높아지자 초반에 미련 없이 포기하고 등산화가 젖은 채 시원하게 걷는 이들이 나오는가 하면, 극소수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끝까지 신발을 적시지 않고 온전히 완주해내는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계곡을 즐기는 소소하고도 유쾌한 재미가 산행의 흥을 더해주었다.
[약 기운이 서린 숲, 세월이 빚어낸 이끼와 명소들]
미약골(彌藥골)은 신선이 약을 빻던 절구나 약사여래의 약병을 닮아 '약 기운이 서린 골짜기'라는 유래를 갖고 있다. 홍천국유림관리소가 철저히 보호·관리하고, 한때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간의 발길을 불허하는 '휴식년제'를 거쳐온 덕분일까. 산행 내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이끼'였다.
보통의 유명 산행지들은 수많은 방문객의 발길에 치여 바위나 흙이 헐벗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곳 미약골은 등산로 주변 바위마다 초록빛 이끼가 비단 융단처럼 빽빽하게 제 모습을 지키고 있었다. 이끼 한 조각이 바위에 안착해 저토록 두껍게 자라나기까지 얼마나 긴 세월과 정결한 환경이 필요했을까.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청정 원시림의 생명력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길에는 깊은 오지 산중에서나 볼 수 있는 선녀탕과 옛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숯가마터 등 미약골이 품은 볼거리들도 눈에 띄었다. 맑디맑은 계곡물 위로 선녀가 내려와 쉬어갔을 법한 운치와 숲과 더불어 살아가던 세월의 이야기가 얹어져 산행의 정취를 더욱 깊게 해 주었다.
[시원한 막국수와 감자전, 완벽했던 산행의 피날레]
상쾌한 산행을 마친 우리 일행은 미약골 테마공원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한 '검산막국수' 집으로 향했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고 산행의 회포를 풀기 위한 뒷풀이 장소였다.
식탁 위에 차려진 메밀 향 가득한 막국수와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감자전, 그리고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소문난 맛집답게 음식의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땀 흘린 뒤에 먹는 별미라 그런지 동문 모두 순식간에 그릇을 싹 비워냈다. 훌륭한 산행 끝에 맛보는 최고의 성찬이자, 오늘 하루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준 피날레였다.
[산을 아끼는 마음으로 다녀온 한여름의 힐링]
자연이 이끼 한 점, 흙 한 뼘을 다지는 데는 수십, 수백 년이 걸리지만, 훼손되는 것은 불과 몇 사람의 무심한 발걸음이면 족하다. 산이 스스로 재생하는 속도보다 사람이 찾아와 훼손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명산이라도 금세 빛을 잃고 말 것이다. 오랜 세월 자연을 온전히 보존해 준 국유림 관리의 고마움과 더불어, 우리 탐방객 역시 이 아름다운 자연을 '있는 그대로' 아끼고 지켜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깊이 느낀 산행이었다.
23명의 동문이 발걸음을 맞춰 걸으며 나눈 담소, 산행 전 옹기종기 모여 먹던 간식의 정겨움, 숲속에서 마신 서늘한 공기, 바둑을 두듯 즐겁게 건너던 징검다리, 그리고 꿀맛 같았던 막국수와 감자전의 풍미까지. 오늘 나눈 모든 경험은 폭염의 여름날 잊지 못할 청량제이자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홍천과의 우연한 인연으로 시작해 자연의 순수함을 품고 돌아온 미약골. 이곳의 이끼와 원시림이 부디 오래도록 훼손되지 않고 푸르게 남아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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