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교단떠난 일흔이된 제주출신 수필가 이여진(국문과 박사)의 칠십여행

교단떠난 일흔이된 제주출신 수필가 이여진(국문과 박사)의 칠십여행

나이 들어 더 아름다운 여행, 인생 이야기 담은 에세이 출간


33년간 서 있었던 교단에서 물러나 여행을 다니며 되돌아본 삶의 여정을 담은 에세이가 나왔다. 여행을 쓰려했는데 결국 나를 쓰고 있었다는 책이다. 

제주 출신 수필가 이여진은 은퇴 후 10여년간 세계를 걸으며 여행과 인생을 하나의 에세이로 묶어낸 책 ‘칠십 여행’(스노우폭스북스)을 펴냈다. 

이 책은 20대 초반 제주를 떠나 경기도에서 33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뒤 2015년에 명예퇴직한 이여진의 여행기다. 33년간 한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비로소 맞은 ‘나’의 시간이다. 

제주 출신이 고향을 떠나 지난한 삶을 살아온 과정과 일흔 문턱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다니며 겪는 사유와 철학 등을 표현했다. 3대륙 12개국 풍경이 27편의 에세이로 담겼다. 

중년보다 조금 더 무게가 기울어진 나이가 된 저자는 비로소 ‘나’로 살기 시작하며 맞은 시간을 책에 녹여냈다. 책은 풍경과 사람, 사물, 공간 등 4장으로 나뉜다. 


칠십 문턱에 다다른 지금, 나는 여행지에서 화려한 성당이나 박물관보다 사람의 자취가 묻은 자리를 눈여겨보게 된다. 오래 산만큼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문명과 문화는 결국 일상 의 방식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밥을 짓고, 씻고 또 비우는 자리. 그 소소한 공간 이 한 나라의 마음을 말해준다.
- 책 179쪽 중 일부 -

내가 여행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그 부엌에서의 해방이었다. 가스레인지 대신 지도를 펼치고 냉장고 문 대신 도시의 문을 여는 시간. 저녁 메뉴 대신 하룻밤의 쉼을 고민하는 순간이 얼마나 달콤한지. 오랜 세월 당연하다고 여겼던 가사 노동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는 자유. 그게 여행의 맛이었다.
- 책 190쪽 중 일부 -

이 책의 본질은 ‘여행을 쓰려 했는데 결국 나를 쓰고 있었다’는 저자 고백이다. 세상을 보러 떠났지만 결국 마주한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는 메시지가 책에 녹아났다. 출판사는 ‘칠십 여행’에 대해 “한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모두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자만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누구나 겪게 될 보편적인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며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남의 여행을 구경하는 일이 아니라 내 여행을 미리 걸어보는 일이다. 혹은 이미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보는 일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여진은 “나를 키운 건 8할이 제주 바람이었다. 제주 바람의 거친 소용돌이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게 잡아준 어머니의 힘, 묵묵히 내 곁에서 버팀목이 돼준 어머니의 바람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을 떠나 경기도에서 33여년을 교직에 몸 담았다. 고향 제주에서 만들어진 뼈대에 굳은살이 백이게 해 준 경기도도 대한민국 테두리 안에 있다”며 “이를 벗어나 익숙하지 않은 세계를 훑고 난 뒤에서야 비로소 나와 고향, 우리나라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책이 제주에서 출생한 베이버부머 세대들에게 더욱 큰 공감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이여진의 책은 온라인 서점과 도내 서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제주 출신 수필가 이여진.


제주시 출생으로 제주여자고등학교와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여진은 경기도 중등 국어교사로 33년을 근무했다. 

이어 창작 수필로 등단하고 안양문인협회 회원, 창수문인회 회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제43회 안양백일장 장원, 제38회 경기여성 기예 경진대회 수필 부문 수상, 국무총리상, 부총리겸교육인적자원지원부장관상, 경기도지사상, 경기도교육감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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