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대시보 칼럼_동문의 여보세요] 이범진(기독교학과 01학번)
- 관리자
- 2023.10.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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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대시보 칼럼_동문의 여보세요] 이범진(기독교학과 01학번)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1년도에 기독교학과에 입학한 이범진입니다. 휴학 기간이 길어서 8년 만에 학부를 졸업했고, 같은 과에서 기독교 역사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까지 마쳤습니다. 학교에서 10년을 떠돌았네요. 지금은 총동문회 이사로 있습니다. 이사회비 내고 투표하는 정도의 활동밖에 못 하지만요.
졸업 후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복음과상황〉이라는 개신교 월간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역사와 사회를 조명하는 종이 잡지입니다. 아마 처음 들어 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개신교 분야에서는 30년 넘게 사회 참여 담론을 이끌어 왔던 매체입니다. 졸업 후, 이런저런 매체에서 콘텐츠를 만들다가 10여 년 전 이곳에 입사했습니다. 3년 전부터는 편집장이 돼서 현장보다는 행정에 더 에너지를 쏟고 있네요.
대학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이며, 대학생에게 어떤 활동을 추천하고 싶나요?
제가 입학했을 때는 학내 분규가 매우 심했습니다. 교수협의회, 직원 노동조합, 학생회가 서로 갈라져서 매우 격렬하게 싸우던 때였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지금의 감수성으로는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저도 한쪽 편에 서 있었지만, 무엇이 옳은 쪽인지 혼란스러웠던 새내기 시절이었습니다. 더 놀라웠던 건, 군대에 다녀왔더니 서로 대차게 싸우던 분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잘 지내고 계시더라고요.
요즘 대학 생활이 무척 어렵다고 들었기에 어떤 활동을 추천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네요. 다만, 저처럼 쓸데없이 비장한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대학생 때 경험하지 못하면 나중에는 ‘쓸모없는 활동’은 더더욱 하지 못하니까요. 대학 사회는 사실 매우 좁은 우물이지만, 무모한 일을 벌이기에는 끝없이 열린 공간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교수님들이 늘 “너희가 최고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하나도 와닿지 않는 말이었는데, 요즘은 겉치레로도 그런 격려를 건네주는 어른을 만나기 어렵다는 사실이 참 서글퍼요. 아무튼 저는 지금도 기독교학과에서 배운 ‘폐교 정신’을 가늠좌로 살아갑니다.
즉 이 땅의 소시민, 소작농으로 살아가면서도 인간으로서의 숭고한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라는 시대착오적 가르침을 지키려 애씁니다. 물론, 매일 실패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동문 한 명 한 명 떠올리며 힘을 냅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늘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교수님의 말씀으로 한마디를 대신합니다.
You should be you.
출처 : 숭대시보(http://www.ssu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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